2009년 01월 15일
와우 북미섭에선 알터랙을 뛸수 없습니다
와우저라면 누구든지 알터랙을 뛰어본적이 있을거다.
저렙때 워송이나 아라시같이 10-15명이서 좁은 맵에서 깃발따먹기나 땅따먹기 하다가 만렙 찍고 갑자기 npc가 바글거리고 몇십명이 한번에 움직이는 알터랙에 처음 들어갔을때 난 정말 놀랐었다. 그리고 절망했다. 호드의 승률이 낮았으니까. 알터랙은 전통적으로 지형이 얼라쪽에 치우친 전장이었다 (호드는 다들 공감할꺼다). 내가 속해있는 전투그룹 섀도우번에서 호드의 알터랙 승률은 30%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공격조에 가담해서 수장 목따러 가면 일단 얼라쪽 무덤으로 가는 오르막길에서 한번 좌절하고, 다리에서 한번 더 좌절하고, 다리를 넘어서도 수장이 있는 방으로 가는길가에 뭉쳐있는 npc가 몽땅 어그로되는 웃긴 상황에 정말 좌절했다. 방어조에 가담하면 탈것에 올라 널찍히 퍼져있는 호드 npc들 사이를 지나서 울타리를 뛰어넘어 들어오는 얼라에 썰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호드는 30%의 승률과 명점템에 목숨을 걸고 싸웠다.
9월에 새학년이 시작하고 난 와우를 잠깐 접었다. 그리고 이번 12월에 다시 잡았다. 80렙을 찍고 어느정도 레게템을 갖추고 나니 업적이란게 눈에 들어왔다. 레게에 도움이 되면서 업적도 많이 채울수 있는건 두가지다 - 던전 업적과 요리. Chef라는 간지나기가 아지노스 쌍수에 버금가는 칭호를 얻기위해 난 요리업적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리 업적중에 각 전장에서 돼지통구이를 사용하는 (법사 물빵탁자랑 비슷한데 사용하면 음식버프를 줌) 업적이 있어서 전장들을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됐다. 알터랙 전장 대기시간이 1시간+ 라는걸.
내 서버는 저녁 8시쯤되면 대기자 2천명크리가 뜨는 서버라 "무료 섭이전도 해주는데 다들 좀 나갈것이지"라고 욕하면서도 일단 대기 걸어놓고 광캐다 보니 한시간은 훌쩍 넘고 알터랙에 진입할수 있었다. 근데 챗창에 노란 글씨가 뜬다. 불균형으로 이하여 이 전장은 5분 후에 끝납니다. 이게 뭐야 하면서 호드/얼라 수를 확인해보니 40대 3으로 호드가 엄청난 우위에 있네. 지금이 밤 11시, 소위 말하는 얼라 취침시간 (한국에선 얼라를 그냥 나의 휴먼 여캐는 카와이하면서도 같은 류의 십덕으로 생각하는데 북미에선 보통 얼라는 초딩들, 호드는 나이먹고 게임이나 하는 놈들 이런 인식이 강함. 그래서 대부분 밤 10시 넘으면 초딩 얼라들이 자러 가서 호드가 숫적 우위에 놓여지기 때문에 전장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음) 이라서 그런가 그랬는데 누가 전장챗에 하는말이 "ㅅㅂ 얼라들 알터랙 보이콧이나 하고 말이야"이라는 거다. 보이콧? 그게 뭔 말일까?
이곳 저곳에 검색해본 결과 상황은 이렇다. 2.3패치 이후로 알터랙에선 호드에게도 이점이 주어지게 된다. 이전에는 지원의 개념 없이 그냥 수장의 목을 따는게 목표였지만 지금은 지원의 개념이 생겼기에 호드는 갈반가르의 요새와 그 옆의 묘지 그쪽의 방어하기 용이한 지형에서 방어전을 펼치며 발린다의 요새가 공략하기 상대적으로 쉽다는 (그리고 발린다 자체도 갈반가르보다 쓰러츠리기 쉽다는) 점을 사용할수 있게 된것이다. 맵의 중앙에서 갈반가르를 쓰러트리지 못하지만 발린다는 쓰러지기 쉬운 상황에서 얼라는 상대적으로 지원수에서 밀릴수 밖에 없기에 예전보다 불리해질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와우저들이 알터랙을 뛰는 이유는 단 하나, 다른 전장과는 비교도 안되는 명점 때문이다. 승자는 3, 400의 명점을 손에 넣을수 있고 패자도 200정도는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3패치 이후 알터랙의 명점 시스템은 바뀌게 되었다. 상대팀의 타워를 더 많이 점령하면 점령할수록 명점을 더 얻게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명점을 얻지 못하는것이다. 패치 이후 알터랙에서 호드의 승리는 대부분 맵 중간에서 얼라의 공격을 막아낸 후, 그곳을 기점으로 전선을 밀고 나가며 타워들을 점령하고 발린다를 쓰러트린 후 지랄맞은 본진에서 방어전을 펴는 얼라를 뚫고 수장을 처리하거나 방어선을 뚫던 도중 얼라의 지원이 다 떨어져 자동승리하는게 대부분이었다 (예전처럼 초반러시해서 누가 수장 목을 더 빨리 따나 하는 앨리전 가는건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 타워를 잡아야 명점을 따니까, 그리고 앨리전 갈 경우 본진의 지형이 공략하기 지랄맞은 얼라가 당연히 유리하다) 이 경우 알터랙 한판이 50분의 플레이타임이라 칠 경우 20분이 호드의 방어 그리고 타워 점령에 쓰여지고 나머지 30분은 얼라 본진 방어선을 뚫는데 사용된다. 그리고 50분의 플레이가 끝난 후 호드는 묘지, 타워, 광산, 발린다까지 다 잡았기에 엄청난 양의 명점을 손에 넣을수 있게 되고 얼라는 그 반대로 50분 플레이 후 호드를 킬한데서 얻는 명점밖에 얻지 못하는, 차라리 퀘스트하는 67,8렙짜리 호드 뒷치기하는게 나을뻔한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얼라는 알터랙을 도외시 하고 다른 전장에 중점을 두기 시작한다 (돌이켜보면 섀도우번에서 호드가 조금이나마 승률이 높았던 전장은 아라시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알터랙 대기시간은 하늘로 치솟고 대기시간을 뚫고 들어가도 40대5 이런식이어서 수장도 잡아보기 전에 게임 끝난다 (받는 명점이 정상적으로 이길때보다 현저히 적다). 이러다 보니 호드 유저들은 불평하기 시작하고, 섀도우번등 얼라가 알터랙을 뛰지 않는곳의 얼라가 고의적으로 알터랙을 보이콧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얼라 유저들은 거기에 이렇게 답한다.
1. 현재 알터랙의 지형은 호드에 유리하다
2. 현재 알터랙의 시스템상 패자는 명점을 얻을 수 없다
3. 40대40 알터랙은 양쪽이 대등한 수준의 기어와 실력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최소 30분에서 길면 한시간까지 갈수 있다
4. 알터랙은 많은 시간을 들여도 질 확률이 높고 지면 명점을 못얻으니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때 얼라에겐 플레이할 가치가 없다
5. 얼라가 알터랙을 플레이 하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이득이 적은 전장이어서일 뿐이지 고의적으로 호드를 엿먹이거나 블리자드에 항의하기 위해서 하는건 아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 호드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1. 패치 전 2년간 알터랙은 얼라에 유리했다.
2. 그 2년간 호드는 온갖 전술을 연구해서 승률을 20%까지라도 만들었다 (wowinsider.com에 의하면 2.3패치 전 얼라의 알터랙 승률은 80%였다고 한다)
3. 근데 지금은 호드에게 유리하다고 해서 얼라는 아예 알터랙을 포기했다.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한것이다. 이걸 어찌 얼라답지 않다고 말하랴.
4. 얼라가 알터랙을 무시하는건 두세개의 전투그룹에만 국한된 이야기다 (내가 아는건 스톰스트라이크, 섀도우번, 빈디케이션, 램페이지). 그건 이 두세개의 전투그룹에 속한 서버들에서 다른 전투그룹에 속한 서버들과는 다른 무슨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5. 얼라의 승률이 아직도 70%대인 전투그룹도 있다 (루인). 유럽에선 아직도 얼라가 강세이다. 대체 너희들은 뭘 하는거냐?
6. 호드에게도 이점이 주어졌지만 그렇다고 얼라의 이점이 사라진것도 아니다.
많은 인터넷 논객들도 이 이슈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는데 (그중 90%를 요약하자면 호드의 "이런 얼라스러운 얼라들" 얼라의 "내가 하기 싫다는데 어떨래") 걔중엔 블리자드에게 조속한 밸런스를 요구하는 글 부터 (이미 밸런스 한번 되었다) 얼라에게 호드의 방어선을 무너트릴수 있는 효과적인 (하지만 잘 단결된 공대가 아닐경우 실패하기 쉬운 좀 고난이도의 작전들이 섞인) 작전들을 소개하는 글, 그리고 (징징얼라글의 최고봉이라 할수 있지만 또 의외로 자주 보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호드는 방어전을 펴는것을 자제해야 하고 그 전까지는 자신들이 초래한 2시간 대기를 맛보게 될거라는 글들도 있다.
웃긴건 호드의 맵 중앙 방어작전에 대한 훌륭한 반격법이 있다는거다. 얼라는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것처럼 소수의 침투조를 보내서 호드의 본진을 유린하면 된다. 갈반가르의 요새 주변은 훌륭한 방어거점일지는 몰라도 완벽하지는 못하다 (얼라 본진과는 다르게). 돌아갈 공간은 충분히 존재하고 얼라는 그 틈을 통해 호드 본진의 묘지등을 따서 호드에게 본진으로 병력을 보내도록 하게 만들어 방어선을 약하게 하는 것이다 (호드 본진이야 뭐 돚거 한명으로도 박살내는게 가능하니). 물론 호드에게는 이 방법이 불가능하지만 (npc 한 20명은 어그로 될테니까)
어떻게 됬건 섀도우번의 호드인 나에겐 안정적인 명점의 출처가 사라진셈이 되었고 (언제까지나 T7입고 투기장을 돌수는 없는일) 얼라는 초글링들이나 하는거라는 스테레오타입을 더욱 확고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블리자드에 대한 믿음도 많이 흔들렸다. 얼라에게만 유리했던 지형은 2년간 그대로 뒀으면서 호드에게도 이점이 주어진 지형은 바로 2.4에 밸런스를 하다니 이건 뭥미. 2.3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에도 5대40인 섀도우번 알터랙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에 조금 한탄을 해봤다.
덧: 지금 현재 알터랙 전장의 북미섭 전체 승률은 호드:얼라 69:57 이다. 얼라가 알터랙을 보이콧중인 전투그룹도 포함한 승률이니 (섀도우번은 6:1이다 -_-) 실제로는 대등하거나 얼라가 약간 우위에 있다고 볼수도 있다 (0:10인 루인같은 전투그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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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1/15 21:53 | WoW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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